전쟁 리스크 비웃은 반도체 슈퍼사이클…5월 수출 877억弗

산업부, 5월 수출입동향 발표…수출 53.2%↑
반도체 수출 371.6억弗…월 기준 역대치
20대 품목 중 12개 품목↑…車 수출 5.9%↓

2026년 06월 01일(월) 16:17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지난달 수출이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수출은 1년 전보다 53.2% 증가했고, 반도체 수출도 3개월 연속 3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수출 증가세는 12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며 무역수지는 269억5000만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정부는 반도체 단가,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 주요국 보호무역 조치 등을 변수로 꼽으면서도 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라고 봤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53.2% 증가한 877억5000만 달러였다.
이는 월 수출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지난 3월 861억3000만 달러, 4월 858억9000만 달러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3개월 연속 8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달 수입은 20.8% 증가한 608억 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269억5000만 달러 흑자였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60.7% 증가한 4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이 4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정부 출범 이후 12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대 주력 수출품목 중 12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5월 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정부 출범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수출 플러스를 이어가고 있으며, 1~5월 무역수지가 기존 연간 무역수지 흑자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평가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달 169.4% 증가한 371억6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올렸다.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3개월 연속 3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이 지속 중이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면서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메모리반도체는 321억 달러로 255% 증가했고, 시스템반도체는 45억 달러로 6% 늘었다. D램 수출은 186억 달러로 369.8% 증가했고, 낸드는 17억 달러로 206.8% 늘었다.
DDR5 16기가비트(Gb) 고정가격은 지난해 5월 4.80 달러에서 지난달 37.50 달러로 682.1% 올랐다. 낸드 128Gb 가격도 같은 기간 2.92 달러에서 26.51 달러로 806.9% 상승했다.
컴퓨터 수출은 인공지능(AI)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증가로 290.7% 증가한 41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세자릿수 증가율이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신제품 판매 호조에 따른 국내 생산 증가 등으로 12.6% 증가한 14억6000만 달러였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9.4% 증가한 14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와 컴퓨터를 제외한 부분이 9.5% 증가한 것으로 보시면 되겠다”며 “반도체가 워낙 증가율이 높기 때문에 9.5%가 작다고 볼 수 있지만 굉장히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강 실장은 연간 수출 전망에 대해 “현 추세를 감안해 보면 산업연구원이 전망했던 9200억 달러 이상, 한국은행이 제시했던 9500억 달러에 거의 근접한 수치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낙관적으로 본다면 일부 증권에서도 말하는 1조 달러 달성도 아예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6월 이후의 수치 또는 연간 수치 전망을 함에 있어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있다”며 “첫 번째는 반도체 단가”라고 말했다.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5.9% 감소한 58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 감소, 국내 화재로 인한 자동차 부품 일부 공급 애로, 중동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 미국 관세 등에 따른 현지생산 확대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내연기관차 수출이 34억4000만 달러로 14.4% 감소했다. 반면 순수전기차 수출은 8억4000만 달러로 16.0% 증가했고,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15억6000만 달러로 6.8% 늘었다.
신차 수출은 52억8000만 달러로 3.5% 줄었고, 중고차 수출은 5억5000만 달러로 23.8% 감소했다.
선박 수출은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인도 증가에 따라 수출단가와 대수가 모두 늘면서 16.7% 증가한 26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비철금속 수출은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동·알루미늄 등 수요가 증가하면서 41.5% 증가한 16억7000만 달러였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고가 신규 제품군을 중심으로 주요국 처방 확대 기조가 유지되면서 5.2% 증가한 14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플러스다.
화장품 수출은 K-뷰티 선호도 확대로 24.2% 증가한 11억8000만 달러였다. 역대 5월 중 최대 실적이다.
농수산식품 수출은 농산가공품 수출 증가에 힘입어 4.7% 증가한 10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강 실장은 자동차 수출 부진에 대해 “자동차가 수출의 감소도 있지만 단순하게 제품의 경쟁력으로 인한 수출 감소라기보다 현지 생산도 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품목별 양극화 우려에 대해서는 “반도체를 제외해서 16.4% 증가한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숫자”라며 “반도체 증가라는 큰 빛에 가려서 다른 품목 수출이 잘 안 보이는 부분”이라고 했다.
중동 사태 영향에 석유제품 수출은 금액 기준 46.6% 증가한 5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 물량은 23.8% 줄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높은 수출 단가가 이어지고 있으나, 수출 통제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출통제 조치가 시행 중인 휘발유·경유·등유의 수출 물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31.1%, 24.3%, 99.9% 감소했다.
석유화학제품 수출은 유가 상승이 제품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나타나면서 11.1% 증가한 37억 달러를 기록했다. 내수 공급을 우선하면서 수출 물량은 25.5% 줄었다.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03.2 달러로 1년 전보다 61.9% 올랐다.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톤당 1216 달러로 92.4%, 석유화학 수출단가는 톤당 1649 달러로 49.2% 상승했다.
강 실장은 중동전쟁의 영향에 대해 “3월, 4월 50%, 25% 감소했던 품목들이 이번 달 들어서 감소 폭이 대폭 줄어들어 7.7%가 됐다”며 “전반적으로 중동전쟁으로 인한 위축 효과들이 많이 줄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수출을 크게 본다면 중동전쟁이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유가”라며 “유가가 내년도 높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제품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범석 기자 hsbchun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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