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00억弗 투자 합의” 李 “상업성 전제”… 온도차

1호는 엔시날 천연가스 발전… 223억弗 투자 공식화
알래스카 LNG프로젝트 상업적 합리성 검토 온도차 지속

2026년 10월 01일(목) 17:26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뉴욕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미국에 2000억 달러 신규 투자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적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뉴욕의 한 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양자회담을 하는 이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사업을 포함한 한국의 2000억 달러(약 271조4000억원) 규모 대(對)미국 투자 개시를 이재명 대통령과 합의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한국 대미 투자 발표를 마친 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뉴욕에서 이 대통령을 만나 미국에 2000억 달러 신규 투자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지난해 이 대통령과 체결한 3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전략적 무역·투자 협정에 따라 국내 전역에 미국의 에너지와 전력을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뉴욕 회동은 지난달 22일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회담 종료 후 뉴시스에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조선 협력’ 등 여러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혀왔는데, 트럼프 대통령 이날 게시물은 당시 백악관 설명과도 결이 다르다.
한미가 지난해 11월 합의한 대미투자 3500억 달러는 조선 협력 1500억 달러와 전략적 투자 2000억 달러로 구성되는데, 이날 언급된 2000억 달러는 조선 협력이 아닌 후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대통령을 만나 2000억 달러 신규 투자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agreed to launch)”는 표현이 알래스카 LNG 사업 등 각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는 의미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양국간 합의는 마무리됐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은 50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했다(agreed to commence working together)”고 적시했다.
한편 한국 입장은 다르다. 정부는 223억 달러 규모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제1호 전략투자 사업으로 확정했고, 아울러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 사업에 대해서는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법상 요건 충족을 전제로 검토에 착수하는 단계다. 이 대통령은 “알래스카 LNG 사업은 상업성이 확인되고 대한민국의 법 절차에 부합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워킹(실무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팩트시트(설명자료) 역시 “미국과 한국은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른 상업적 합리성과 적용 가능한 모든 국내법상 요건을 충족하는 것을 전제로 알래스카 LNG 사업에 대한 작업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는 수준으로,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미국이 확정 사업인 엔시날보다 아직 검토 단계인 알래스카 LNG를 상대적으로 부각한 데에는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음 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알래스카에서 선거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지역 경제와 일자리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규모 LNG 프로젝트를 성과로 부각할 유인이 있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3가지 프로젝트 중 미국 입장에서 강조할 부분을 강조한 걸로 보인다”며 “정치적으로 중요한 곳이 어딘지에 대한 전략적인 고려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측의 발표와 별개로 알래스카 LNG에 대한 한국 정부의 투자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과 인허가, 노동력 확보 등 사업 위험을 검토하고 투자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를 따져 최종 투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업이 추진될 경우 미국은 철강 등 관련 기자재에 대한 관세 인하 혜택을 부여하고, 경제성 있는 조건의 장기 LNG 구매계약을 보장하는 한편 한국에 알래스카 LNG 우선 접근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는 알래스카 LNG가 실제 투자 사업으로 이어지더라도 연간 200억 달러, 총 2000억 달러의 대미 전략투자 한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고성주 기자 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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