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됨에 따라 박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고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출범했다. 황 권한대행은 곧바로 내각을 비상체제로 전환하고 현안 긴급점검에 나섰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기각 결정을 하고 그때까지, 탄핵 인인용 결정을 내리면 조기 대선을 치를 때까지 권한대행 체제가 유지된다. 대한민국이 안팎으로 누란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앞으로 최소 2개월, 최대 8개월간 국정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국회 탄핵안 가결로 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것은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이후 두 번째다. 그때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는 선거법 위반 혐의였고 헌재가 탄핵안 기각 결정을 내렸지만, 이번에는 국정농단이라는 엄중한 혐의여서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황 권한대행은 보다 적극적으로 직무를 수행하면서 국정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 황 권한대행이 박근혜 정부 총리로서 공동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이유로 야권 일각에선 그의 퇴진을 요구하지만 황 권한대행 체제 외엔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 그런 만큼 소명 의식을 갖고 권한대행 직무에 임해야 한다. 헌정 질서와 법치 수호가 최우선 과제다. 국가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특검 수사와 헌재 심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헌재 심판으로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선거관리 내각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느슨해진 공직사회 기강도 바로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