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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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6.07(수) 17:32
칼럼
어머니의 지혜
문민용 논설위원
  • 입력 : 2023. 03.22(수) 16:42
머리가 붙어서 태어난 샴쌍둥이 남자아이들을 분리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흑인 벤 카슨의 이야기이다.
그가 여덟 살이 되던 해 부모가 이혼했고 어머니는 남의 집 가정부로 일하며 두 아들을 힘들게 키웠다. 그의 어머니는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해 아이들을 직접 가르칠 순 없었다. 하지만 신앙심이 깊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지혜를 달라고 늘 기도했다. 어머니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아들에게 읽게 했는데, 덕분에 너무 가난하여 매일 같은 옷을 입어도 그는 매일 다른 책을 읽었다.
어느 날, 학교에서 광물을 배우는 시간에 돌멩이 하나를 집어 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이 돌에 물었다. 이때 카슨이 그동안 책에서 보았던 광물에 대한 지식을 거침없이 설명하였다.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아이들이 놀랐고 카슨을 칭찬하였다. 그날 이후 벤 카슨에게 책은 더욱 각별해졌다.
어머니는 유명한 사람들의 격언이나 인상적인 시구절을 아들에게 자주 읊어주었다. 또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늘 도서관에서 아들이 좋아하는 책을 빌려다 주었다. 이러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카슨은 어릴 때부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기에 카슨은 가난 속에서 어렵게 공부하였지만 어머니의 사랑 안에서 지혜롭게 성장하여 남에게 감사할 줄 알고 겸손한 자세로 사람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될 수 있었다.
노벨문학상의 영애를 거머쥔 작품 “대지”의 여류작가 펄 벅에게는 아픈 손가락이 있다. 결혼 이후에 펄 벅의 삶은 순탄하지 못했다. 그것은 펄 벅의 첫아이 캐럴이 대사 장애 유전병인 페닐케톤뇨증에 걸려 영구 장애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펄 벅은 이후에 자궁에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아 더 이상 아이를 출산할 수 없었다.
펄 벅의 딸 캐럴이 가진 장애는 자폐이다. 아이는 말이 늦었고, 산만했으며, 집중을 못 했다. 그렇게 아이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그녀는 딸의 병이 나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펄 벅은 유명한 의사를 찾아 미국을 샅샅이 뒤졌지만 어떤 의사도 그녀에게 희망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병원에서 한 독일인 의사가 그녀를 불러 냉정하게 말했다. “제 말을 잘 들으세요! 아주머니 아이는 절대로 정상이 될 수 없습니다. 스스로를 속이시면 안 됩니다. 아이는 아주머니의 평생 짐이 될 겁니다. 짐을 질 준비를 하세요.” 그 말을 듣고 그녀는 처음으로 사랑하는 자신의 딸이 영영 자라지 않는 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펄 벅은 딸을 위해 찾은 베인 랜드 특수학교를 위해 평생 그곳에서 살았다. 그리고 펄 벅은 캐럴을 부양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불행과 아픔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서양의 대다수 유명 인사들은 정신지체가 있는 자녀로 인해 온 가족이 손가락질 받기 때문에 아이를 보호시설에 숨긴 채 살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저서 “자라지 않는 아이”를 통해 캐럴의 존재를 밝혔다. 그 시대를 알면 이 책이 얼마나 용기 있는 고백인지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그녀는 장애가 있는 자신의 딸 캐럴 또한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라고 생각했기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세상에 드러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이 책은 정신지체아를 가진 부모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그 책에는 엄마로서 아이의 장애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 사회의 편견으로 인한 슬픔, 정신지체아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들이 진솔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장편 소설을 썼는데, 그중 “대지”는 1931년 3월에 출간하자마자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1932년까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펄 벅에게 “대지”는 자신의 딸을 위한 소설이었는데, 이 소설 덕분에 펄 벅은 미국에서 퓰리처상을 받고, 1938년에는 46세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것이 바로 그녀의 위대한 사랑에 대한 결과이다.
찬찬히 곱씹어 보면 우리 모두 얼마나 큰 희생과 위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받았는가. 그 사랑은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며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 사랑을 기억하고 감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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