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각 의과대학 모집 학생이 증원 정책 전으로 환원했지만 전남대·조선대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투쟁이 이어지며 유급 예정 대상자가 줄줄이 늘고 있다.
21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대 의대 내 개설 대면 강의 참여율은 전체 학생의 10%대로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 의대는 우선 본과 3·4학년 중 각 실습 강의에 불참한 일부 학생에게 F학점이 불가피하다며 지난주부터 개별 통보하고 있다.
의대는 한 과목이라도 한 학기 수업 일수의 4분의 1 또는 3분의 1을 이수하지 않아 F학점을 받으면 유급 징계가 불가피하다. 유급이 누적되면 제적(학적 말소)도 가능하다.
본과 3·4학년 학생들은 의사 국가고시 응시 요건으로 실습 강의 52시간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전남대의 경우, 일주일에 실습 수업 이틀은 참여해야 하는데 수업 일수를 미처 못 채우는 학생부터 유급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일일이 통보하고 있다. 사실상 유급 대상자 예정 통보인 셈이다.
조선대 의대 역시 소수만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미 실습 강의 한 과목에 대해 결석이 잦은 본과생 일부에게는 ‘이수 수업 시수 부족’ 사실을 개별적으로 알렸다. 해당 과목은 F학점이 불가피, 즉 유급 대상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예고하는 절차에 해당한다.
다만 각 대학은 수업 불참 학생에 대해 당장은 유급 결정을 하기보다는 통상적인 시점인 학년 말에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교육부는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동결한다고 확정했다. 이에 따라 전남대와 조선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각각 163명과 150명까지 늘었으나, 증원 전인 각 125명으로 환원한다.
이처럼 의료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 의대생 정원 확대가 원점으로 돌아왔으나 수업 거부 투쟁은 이어지면서 대량 유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남대와 조선대 모두 이대로라면 의대 본과 3·4학년생 중 유급 예정 대상자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예과생들의 수업 일수가 미달되는 이달 말이면 대규모 유급 사태가 현실화되면서 내년도 의대 학사 운영은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24·25·26학번이 한 번에 한 학년에서 수업을 듣는 초유의 ‘트리플링(tripling)’ 사태가 벌어지면 의대 교육 전반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다.
한 대학 관계자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이 백지화됐지만 의료계 반발이 여전히 거센 것 같다.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도 미미하다. 이미 결석이 많아 각 과목 F학점 대상자라고 통보받은 학생은 자신이 ‘유급’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급 사태는 이제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와는 달리 학사 특례가 없는데도 지금처럼 의대생들이 수업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대량 유급 사태로 이어진다. 유급생과 내년도 신입생이 한 학년에 몰려 수업을 함께 들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학사 전반에 큰 부담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명준성 기자 myungjp27@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