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운동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후보들 간 부동층 표심 공략이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광주·전남은 진영 간 말 실수나 자체 불협화음 등 자책골이 선거 막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에서 투표율과 득표율 9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어 유권자들이 어느 정도 투표장으로 향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26일 광주·전남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대선 사전투표가 3일, 본투표가 8일 앞으로 다가 오면서 유권자들의 표심 향방이 상당부분 교통정리가 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 정당과 후보들은 부동층 표를 흡수하기 위해 투표 전날까지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안팎은 민주당이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남에서 굳히기에 들어갔으며, 변수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칫 ‘압승’이나 ‘낙승’ 등 낙관적인 표현이 말 실수로 이어지거나 유권자들에게 오만하게 비춰질 수 있어 금지했다.
대선 후 논공행상을 염두한 튀는 행동 또는 당 내 불협화음도 대형 악재가 될 수 있어 경계주의보를 내렸다.
보수 후보 간 단일화 여부가 선거 막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광주·전남에서는 별다른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단일화하더라도 구체적인 지역발전 공약 없이 ‘반이재명’ 구호만으로는 광주·전남 유권자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광주 5개, 전남 22개 기초단체별 공약까지 제시하며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이미지로 차별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이 12·3 비상계엄 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1980년 비상계엄과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한 광주·전남 유권자들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은 당의 심장부이자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에서 대선 최고 투표율을 갱신하거나 적어도 90% 이상의 투표율과 득표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표율이 득표율과 연동되는 민주당 쏠림 현상을 기대하는 것이다.
지난 대선 광주·전남에서 유의미한 득표율을 올렸던 국민의힘의 득표율도 관심사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광주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남구 봉선2동에서 21.9%의 표를 얻었다. 광주 전체 득표율 12.7%보다 9.2%포인트가 더 높았다.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도 이번 대선에서 봉선2동을 사수하기 위해 집중 공략하고 있다.
역대 대선 투표율은 2022년 20대(윤석열) 광주 81.5%·전남 81.1%, 2017년 19대(문재인) 광주 82.0%·전남 78.8%, 2012년 18대(박근혜) 광주 80.4%·전남 76.5%, 2007년 17대(이명박) 광주 64.3%·전남 64.7%, 2002년 16대(노무현) 광주 78.1%·전남 76.4%, 1997년 15대(김대중) 광주 89.9%·전남 87.3%다.
하지만 민주당의 투표율 목표 달성을 위한 무리한 선거운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선거운동에 투입된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은 이른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활동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해 선대위에 보고하면서 “보험을 판매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나서 축제와 같아야 할 선거운동이 성과주의에 따른 강제 동원으로 변질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도 편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 민도가 높은 광주·전남 유권자들에게 이런 형태의 선거운동이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견제와 균형 심리가 작동할 수도 있다.
박지원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25일 광주지역 언론과 간담회를 갖고 “선거 막판에 가면 지지층 결집으로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며 “남은 기간 동안 한 표라도 더 모아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골프와 선거는 마지막까지 모른다. 고개를 쳐들면 진다”고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명준성·김정헌 기자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