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레젭 타입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원전·방산·문화 분야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양국의 포괄적 협력을 아우르는 ‘대한민국과 튀르키예 공화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양국은 2012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하고 정무,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호혜적인 협력을 심화해 나가고 있다”며 “에르도안 대통령과 저는 수교 이래 돈독한 발전을 이루어 온 우리 두 나라의 협력 현황을 점검하고,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인 관계로 확대,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우선 방산 분야와 관련해 공동 생산, 기술 협력, 훈련 교류 등의 협력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방산 강국 도약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러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며 “‘알타이 전차 사업’ 같은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 양국의 방위 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평화와 안보 증진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원자력 분야에 대해서는 “튀르키예의 신규 원전 사업 추진에 있어 앞으로 남은 세부 평가 과정이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도록 양국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안전 운영 역량이 튀르키예의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와 인프라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바이오 분야에 있어 튀르키예 정부가 추진하는 ‘혈액제제 자급화 사업’에 한국 기업인 ‘SK플라즈마’가 참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히 우리 양국이 ‘혈맹’ 관계인 점을 생각하면 이번 사업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반겼다. 인프라 분야와 관련해선 ‘도로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디지털을 포함한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양국 국민 간의 유대를 심화하기 위해 인적·문화적 교류도 더욱 활성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분야별 협력 방안의 진전 사항을 점검하고 이행하기 위해 양국 간 경제공동위원회도 10년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간의 우정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전략적 협력이 날로 강화돼 미래 세대까지 이어질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은 튀르키예의 ‘형제 국가’로서, 오늘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사항들이 앞으로 착실히 이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중동 정세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에르도안 대통령님과 튀르키예 정부의 일관된 지지에 감사드린다”며 “우리로서도 중동 정세에 있어 평화 증진을 위한 에르도안 대통령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튀르키예 내 시리아 난민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반겼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원자력 협력 등에 관한 3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원자력 협력 MOU는 한-튀르키예 간 원전 프로젝트 이행을 위해 공동 워킹그룹 구성 등을 골자로 한다. MOU 서명 주체는 한국전력과 튀르키예 원자력공사다.
튀르키예가 추진 중인 시놉 제2원전 사업에서 한국이 부지평가 등 초기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 향후 사업 수주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장세종 기자 nak0191@hanmail.net